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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서 안정적이지 않으세요?

by 언프레임 2023. 2. 2.

 



직장 내에서 친분은 없지만 오가며 인사하는 여사님 한 분이 계셨다. 이분의 나이는 대략 60대 초중반 정 된 돼 보이셨다.



평소 눈인사만 하고 대화는 제대로 해본적은 없었다. 그러다 오늘 우연히 같은 공간에 단 둘이 있게 되면서 얘기를 나누게 됐다.



여사님께서 먼저 정적을 깨고 말씀을 건내 주셨다.



"오늘까지 일하고 그만두신다고 하니 아쉽네요" (오늘이 나의 마지막 근무였다)



말씀에서 굉장히 차분하시고 인자한 성품이 느껴졌다. 그리고 몇 번의 대화가 더 오갔다. 그러다 우연히 결혼에 관한 얘기가 나왔고, 나의 결혼사실을 말하게 됐다.



여사님은 내가 결혼을 했다는 소식에 조금 놀라시는 분위기였다. 그러고는 곧바로 내게 이런 질문을 하셨다.




"결혼하니깐 안정적이 않아요?"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었다. 질문을 듣고 나는 선뜻 즉각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잠깐의 숙고 끝에 대답을 드렸다.



"결혼해서 안정적이라기 보단, 계속 안정적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내 대답에 여사님은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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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걸으면서 다시 여사님과의 대화를 떠올려봤다.



"결혼해서 안정적이지 않아요?"



이 질문에 나는 "결혼하면 왜 안정적이게 된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지금 내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결혼하기 전과 비교해서 결혼 후 안정적으로 되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거 같았다.



혹시 이는 여자와 남자의 차이일까?



주위의 몇몇 여자 친구들로부터 결혼 후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남자 친구들로부터는 이와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결혼해서 어때?"라고 물으면 여러 대답을 하지만(자세한 대답은 생략하겠다^^), "결혼 후 안정적이어서 좋아"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왜 그런 걸까?



이는 아마 현실적이고 본능적인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결혼을 하고 나면 남자는 가정이 생겼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생기게 된다. 게다가 아이까지 생긴다면 더욱더 막중해진다. 물론 이는 여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기서 책임감은 배우자 및 자녀의 생존을 책임을 지는 것이다. 단순히 의식주 해결을 넘어서 더 좋은 환경과 행복을 만들어 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경제적인 부분이 필수적이다.



반면에 여자에게 결혼은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울타리가 생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좋은 남자를 만났을 때 해당되겠다. 이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자연히 생긴것이다.



인간은 여러 유인원을 거쳐 진화해 왔다. 선사시대에 여자는 신체적으로 강하고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야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선사시대에는 생존까지 직결되는 더 큰 문제였을 것이다. 특히 수렵 채집을 통해 먹고 살아가는 생활에서 여성이 건강한 아기를 낳고 키우려면 그 기간 동안에는 남자의 경제적인 능력이 꼭 필요했다.



또 사회 문화적인 요인도 있을 수도 있다. 지금이야 여성의 사회진출과 경제활동이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경제활동은 남자들의 몫이었다. 아직도 특정 나라는 여성의 활동에 제약을 두는 곳도 존재한다.

 

 


지금은 대부분 남녀평등, 맞벌이 등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이러한 이전의 통념이 남아 있기에 결혼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수십만 년 전부터 이어온 진화적인 관점과 사회 문화적인 요인들로 인해 여성과 남성은 본능적으로 결혼에 다르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안정적이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은 못했지만 그래도 항상 나의 마음은 평온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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